글: 허진

 

 이 소설은 201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 소설 부문에 출품했다가 낙선한 두편의 소설중 하나입니다. 미리보기 외에 유료이며 다른 낙선작품 '천사와 악마'는 무료입니다.

 

 

   '세실리아'라는 세레명을 받은 그녀는 장래희망이 수녀님이었다.뭐 어릴 때 희망사항이야 다 어릴 때에 그치는 거고...  초년 운이 그리 좋지 않은건 나와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다. 한솥밥 먹고 자랐으니...

  그래도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공부 열심히 해서 삼류대에 턱걸이로 진학했다. 그래도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들어갔으니 그만하면 성공한 셈이다. 얼굴 이쁜 것들이 공부 잘 하기가 쉬운가.

  얼굴도 이쁘고 가슴도 C컵이나 됐건만 그녀가 남자 보는 눈이 없는 건지 남자들이 그녀 보는 눈이 없는 건지 미팅을 백 번 보았지만 모두 맘에 들지 않거나 그녀가 맘에 들면 퇴짜를 맞았다.어디가나 160 센티라 우기는 2센티 부족한 핸디캡은 있지만 그녀는 꽤 콧대높고 자존심 강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이상형은 키가 183인 남성이었다. 키가 158이면 10센티만 커도 감지덕지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하도 차이자 기껏 사귀기 시작한 남자가 선물공세로 땜빵하는 160센티 남자였다. 거봐라 욕심내더니..2센티 핸디캡 채워줄 남자만났네.

앤간히 선물 받아먹었다 싶었던지 160남자는 발로 뻥차고 이번에는 천신만고끝에 고려대학교 다니는 눈쌍커풀지고 세숫대야 근사한 남자를 사귀기 시작했다.

 

얻어걸렸는지 인연을 만난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제서야 그림이 좀 그려지나 했고 행운은 그녀를 버리지 않은 듯했다. 그리고 이후 6년간의 연애가 시작되었다. 머리가 너무 커보이기는 했지만 뭐 탤런트 할거 아니니까 그 정도면 됐다.

그녀는 언제나 어중간 가는 특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키도 어중간이요. 아이큐도 100 이 조금 넘었나 했고 그림도 못그리는건 아니고 노래도 못부르는건 아니었는데 그냥 중간은 갔다. 뭐 이쁜 것도 사실 어중간했다. 친구들이 기대에 잔뜩 부풀어 누나를 보러오면 니가 더 이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간성도 어중간했는데 그렇게 매사에 어중간한 그녀가 한가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늘을 찌를뜻한 왕 싸가지와 없어보이는 사람 개무시 하기였다.

야..너 이거 어떻게 생각하니..

음...그건..이렇고 이러니까..

요점만 말해 !

어이없는 누나의 개무시를 꿋꿋이 견디며 나는 누나와의 3미터이상 접근 거리를 유지하며 슬슬 피해다녔는데 그런 내가 못마땅하다며 집에서 나가라고 협박을 받기도 했다.하룻강아지 범무서운줄 모른다고 짖어대는 건 나에게 뿐만이 아니었고 주변사람들이 대개 개무시 대상이었는데 돈없는 아버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왕년에 금수저였던 아버지는 돈없는것이 그닥 부끄럽지 않은듯했다. 자발적 가난...뭐 그런 거였다.

"어휴.. 아버지는 그렇게 돈이 궁하세요! "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아버지는 갑자기 돈을 꺼내 이빨로 마구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줄 알았다.그녀의 또하나의 특기는 바로 있는사람 알아보기와 있는사람한테 아부하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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