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치구이  식당을 열기까지.

타임 머신을 돌려 꼬치구이 식당을 처음 열었을 때로 다시 돌아가 보고자 한다.  이곳은 4층짜리 빨간벽돌집 일층에 위치한 6평짜리 가게인데 전에 어떤 아주머님이 닭복음탕과 오리 탕을 하고 계셨다. 그리고 나는 이곳 지하에 세들어 살고 있었다.

사진 작업을 하면서 항상 필요로 했던 것이 넓은 장소였다. 인물촬영을 할 때는 멀리서 찍을수록 정확하게 나오기 때문인데 쥐똥만한 오피스텔에서 촬영을 하자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는데  삼십평이지만 실평수는 오십평을 넘어보일정도로 넓었다. 아파트는 삼십평이라고 해도 주차장 빼고 복도빼고 하다보면 실평수는 많이 줄어든다.

손볼곳은 좀 많았지만 넓은 것 하나만 믿고 계약을 했는데  처음 살아봐서 지하실의 생리를 잘 몰랐다.

반지하도 살아본적이 없었는데 이곳은 반지하도 아니고 푹 들어가는 완전 지하실이다.

불꺼놓은면  밖에 낮인지 밤인지 전혀 감잠을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웬지모르게 딴세계에 온것같은 독립된 공간은 아늑하고 좋았다.  대로변 근처는 아니니까..공기가 그리 나쁜 것 같지도 않았고 ..처음 들어왔을 때도 그냥 숨쉴만 했다.

오히려 뭐랄까 지하실의 습한 기운 때문일까? 휘발유 냄새 맡듯 청량한 공기가 폐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실제 사진입니다.

한달 정도 살아보니 갑자기 목이 아픈 것이다. 좀 과장된 말로 화생방훈련받을 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러던 차에 전화가 한통 왔는데 공기청정기 업체에서 온 광고전화였다.

딱 필요할 때 이렇게 기회가 오는 것은 신의 계시다. 백삼십만원짜리 공기청정기를 없는돈에 일시불로 지불했다. 한 세달 정도는  살 만했다.

어찌나 빡세게 먼지를 흡입했는지 공기청정기가 작살이 났다. 공기청정기 회사에 전화를 했더니 이리 빼고 저리빼고 하면서 에프터 서비스를  보내주지 않는다.

나중에 알고보니 회사는 좋은 회산데 대리점에서 사기쳐먹는 바람에 본사에서 피해를 많이 봤다고....불량품 보내고 바가지 씌우고..신의 계시는 맞았는데 신이 술한잔 드시고 계시를 내렸던 것이다.  
 

그 와중에 나는 천장 조명도 갈고 거미줄같이 어지럽던 전선도 걷어내고 벽에 페인트도 칠하고 어설프게 만들어 놓은 나무 문짝도 떼어내고 바닥 장판도 걷어내면서 화랑으로 개조했다.

장마철이 되자 비가 새는데 바닥이 흥건했다. 옷에는 곰팡이 슬고 좀먹고 보름만 지나면  마치 눈온 것 처럼 어디서 들어왔는지 먼지가 뽀얗게 앉았다.

카메라에도 곰팡이가 슬어 사진을 찍으면 군데군데 안개가 찍힌다. 심령사진인줄 알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일층으로 이사를 가야겠다고 맘먹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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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통삶아먹은 할머니

위층 식당 아줌마는..글세 아줌마라고 해야 하나 할머니라고 해야 하나..그 중간이기는 하지만..손자가 있으니 그냥 할머니라고 하자. 후미진 동네이긴 하지만 장사는 잘해먹는 것 같았다.

저녁마다 동네 할아버지들이 아지트 삼아 모여서 막걸리에 닭복음탕 먹으면서 시끌벅적 하는 모습이 그럭저럭 활기가 느껴졌다.

윗집이라 좀 팔아주고 싶지만 혼자서 오리탕 하나를 먹을 수도 없고 일인분 메뉴는 없는 듯 했다. 가끔씩 사다놓고 맘변해서 안먹는 배추라던가 귀한 메실 같은 것 갖다주면 좋아라 하고 받으셨다.


 

그러다가 한번은 문이 열려 들어갔는데 나보고 수도세가 많이 나왔다고 수도좀 작작 쓰라며 고함을 뻑 치시는데 화통을 삶아먹었는지 데시벨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니 내가 내수도 쓰는데 수도세를 안내는 것도 아니고 왜 히스테린지..좀 부당하다 싶기는 했지만 고함소리에 놀라서 불알이 쪼그라 들은 터라 수도세를 곱베기를 주고 왔다.

그러자 눈녹듯이 히스테리가 사라진 할머니는 그담부터 나만 보면 살살 거리신다. 그러다가 난데 없이 또 고함을 치시는 통에 갑자기 뒷통수를 얻어맞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나는 대책을 강구했다.

저할망구 어디로 보내 버려야 쓰것어..에라이..이사나 가 버려라..그리고 내가 그 자리에 좀 들어가 봐?

그것은 염력이었다. 나는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는 염력을 소유하고 있다. 때로 나는 그 염력이 나쁜 곳으로 이용될까봐 두렵다.. 그래서 왠만하면 염력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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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면 비를 맞고 해가뜨면 햇빛을 받으면서 살아가련다. 그런데 그 할머니의 화통 삶아먹는 소리 두 어번 듣고 나니 아무래도 염력을 좀 써야 할 듯 싶었고 살짝 기운이 새어나가는 것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며칠뒤에 가게 문앞에 메모가 붙여져 있었다. 전세 천칠백 가게 내놓음. 월세도 아니고 전세면 한번 해볼만 한다. 왜 나가느냐고 묻는 이런탐색질문에는 대개의 거짓말로 둘러대는 것이 보통인데  역시나 이번에도 어김없었다.

허리가 아파서 좀 쉴려고 한다는데 아직 장사그만둘 나이는 아니었다. 알고보니 도시가스를 쓰지 않고 엘피지를 쓰는걸 누가 신고해서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엘피지가 폭파위험도 있고 불법인데도 사용하고 있으니 누군가 신고를 한 모양인데 십년간이나 별탈없었던게  왜 하필 이제서야 터지게 되었는가 말이다.

염력이 아니라면 이러한 교묘한 우연은 잘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무허가로 장사를 해서 도시가스도 설치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왜 무허가로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어찌했다던거 같던데...

손없는 할아버지

그 가게를 인수할 때만 해도 장사에 대한 욕심은 없었다. 그냥 가게를 주거지로 변경해서 쓸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 할망구야 동네할망탱이들을 어떻게 구워삶아서 장사를 했겠지만...여자라면 몰라도 새파란 총각이 장사하면 오던 사람도 다 떨어진다.

모름지기 장사는 여자가 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가게 직원들은 여성을 고용하지 않는가. 그렇지만 어차피 손해보는것도 아닌데 장사좀 한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겠다 싶어서 닭꼬치를 시작했다.

가게 문닫으면 자면 되는거고.... 어차피 안될 장사니까 돈들여서 인테리어 할필요도 없고.. 조명하나 갈고 구닥다리 인테리어만 조금 걷어내는 것으로 장사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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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후 오픈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누가 밖에서 문을 두드린다. 동네 패거리들이 주인 바뀐 집에 들어와 보려고 얼쩡거리고 있다. '아직 오픈을 안했는데 내일이나 내일모레..'이렇게 이야기 하는데도 가지 않고 버티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들어오라고 했다.

그리고 팔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저녁 먹을려고 후라이판에 꼬챙이 빼고 볶아 놓은 닭꼬치를 그냥 내놓았다. '얼마받아야 되나.. 그냥 삼천원 만 주셔여.' 그리고 한 막걸리 댓병 마시더니 술이 올랐는지 동네가 떠나갈 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열받았다.

"형이 그 냄비들한테 내 얘기를 그렇게 하면 안되지 ! " 앞에 앉은 형이 무슨 죄를 지은듯 그냥 잠잠히 고개만 떨구고 있는데 아따 시끄럽게 어지간히 목소리도 크다. 앤간히 해라 시바..

 

그런데 갑자기 지나가던 50세 후반즘 되어보이시는 영감님이 쑥 들어오시더니 닭꼬치 하나를 달란다. 한 쪽 구탱이에 자리를 잡은 그 영감님을 보더니 영 그칠 줄 모르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던 그 양반이 갑자기 찬물끼얹은 듯 잠잠해졌다. 뭔 일이래.. 그리고 찔끔 찔끔 눈치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막걸리 네병에 만 2천원에다가 안주 삼천원 도합 만오천원 계산을 하고 잘먹었다며 바이바이 하고 갔다.

 

영감님한테 막걸리와 닭꼬치를 갖다 드리는데 보니까 손가락이 없으시다. 양쪽 손이 다 그렇다 두 개만 남고 모두 없다. 자세히 보진는 않았지만 선천적인 것 같다. 막걸리 뚜껑을 어떻게 땄는지 신기하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돌아가시는데 나는 그분이 첫날 손님이기도 하고 지금 껏 순탄하지만은 않게 살아 왔을 것 같은 과거의 여정이 떠올라 왠지 보통사람보다 더욱 친절하게 해야만 할것 같은 느낌에 미소를 지으며 배웅을 해드렸다. 손이 없는 그 영감님은 그 이후 우리집 단골이 되었다.

 

14-2

 

꼬치구이  식당의 특징

 

우리식당은 다른 식당과 다른 우리식당만의 특징이 있다.어떤 부부가 한번은 밤 10시반에 찾아왔다.

술좀 먹어도 되나요?

지금 문닫았는데요.

특이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왔어요. 담에 올게요.

그래 그손님이 뭔가 우리식당의 독특한 매력에 관한 소문을 들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내가 말하는 우리식당의 특징은 또 다른 것이 있다.

 

쥔장:  만5천원입니다.

손님: ...여기...(오만원짜리 건네줌)

쥔장 : 어..지금 잔돈이 없어서..

손님 2 : 여기요.(옆에 친구가 계산)

손님 1 : 감사합니다. 잔돈없으셔서 감사합니다.

또 다른 예

쥔장:   꼬치세개 맥주소주 만8천원입니다.

손님1 : 빨리 계산해 !

손님2 : 뭐야 형이 계산해.

지난번에 어쩌구 저쩌구 내가 냈잖아.

 

손님1:  웃기지마 니가 계산해 빨리 계산해.

손님2:  아오 진짜 형이 내라니까..

 

둘이서 서로 안내겠다고 티격태격하면서 몸싸움까지 하다가 결국 한놈이 던지듯이 돈을 내고 나갔다.  

 

쥔장:  꼬치 나왔습니다.

부인: 왜 당신이 내 꼬치를 먹어 !

남편: 하나 더시키던가.

부인: 빨리 이리 내놔.

 

어떻게 된게 우리집오는 손님들은 서로 돈 안내겠다고 싸우거나 서로 더먹겠다고 다투거나...낮뜨거운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하는 아주 특이한 식당이다. 이러한 징크스는 어느날 극대화되어 폭발 지경에 이르렀다.

 

밤 11시에 중년의 두 남녀가 가게를 찾았다.

여성: 어머 여기에 이런 식당이 있는지 몰랐는데..제가 근처에 사는데 한번도 못본것 같거든요? 얼마나됐어요?

손님은 맥주 두병과꼬치 세개를 시켰는데 성질이 좀 급한 편인지 5분을 못참고 닥달하길래 쥐포가 빨리 된다며 쥐포 세마리를 갖다주었다. 여성은 내나이 또래 조금연상으로 보이는 나이였고 남자는 조금더 연상으로 되어 보인다.

여성은 체구는 작았으나 얼굴은 균형이 잡히고 관리를 제대로 한듯 해보였고 나이보다 동안인 얼굴이었다. 꼬딱지 만한 식당이라 나는 옆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쓰며  그들의 대화를 그대로 들을수 밖에 없었는데 여성은 앞에 앉는 남성보다 나하고 대화를 더 하고 싶은듯했다.

여성: 헤밍웨이 알아요? 참..모를수도 있겠다. 세대가 틀려서..

 

아놔..진짜 헤밍웨이 모르는 사람도 있나?

여성: 노인과 바다 알아요? 그게 어떤 스토린지 한번 말해보세요.

아놔..그 간단하고 지루한 스토리 모르는 사람있어? 노인이 바닷가에서 고기잡다가 하도 커서 무지하게 고생하다가 결국 잡아왓는데 반쯤 뜯어먹혔다는 이야기다. 그런 소설 하나 쓰고 삼대가 먹고사니..참 복도 지지리도 잘타고 났지..

여성: 아시는구나..그렇죠. 상어를 잡았는데 상어가 반쯤 뜯어먹혔쬬. 톨스토이 알아요? 톨스토이가 무슨 소설 썼죠?

장난하나..진짜

여성: 톨스토이가 무슨 소설을썼죠?

아오..그걸 모를까봐..근데...왜 갑자기 생각이 안나지?

쥔장:  뭐드라..

여성: 죄와벌이죠.

쥔장:   아 그렇구나..맞다..

나는 대단한걸 알았다는 듯이 감탄해해주었다.

 

여성은 그렇게 중학교때 읽어야 했던 필독도서를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자신이 문학소녀였으며 샤갈을 좋아하는 미술에도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며 스스로 뿌듯해 하고 있었다.  

그렇게 맥주 두어잔이 들어가고 나자 여성은 이제 집에 갈때가 됐다고 생각했는지 남자에게 계산하라며 요청했다.

여성: 당신이 나 쫒아왔잖아. 그러니까 당신이 계산해야지. 빨리 계산해.  

남자: 알았어요...

여성: 빨리 돈내 !

남성: 갈때 내면 되잖아여..

여성: 빨리 지금내 그래야 가지.

남성: 아유..알아서 낼테니까 먼저가세유.

여성: 빨리 안내? 빨리 이만원 내놔 !

 

여자의 성깔이 보통이 아니다. 남자말도 일리가 있다. 갈때 내면 될텐데 남자는 아직 갈 마음이 없는지 서로 실랑이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여성은 혹시나 자기가 가고 나면 남자가 계산을 안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된것인지 그냥 먼저가도 될것을 돈을 빨리 지금 내라며 고집을 피우고 있다.

 

여자가 갑자기 맥주병을 집어들더니 한대 칠것 처럼 휘두룬다. 왠만하면 내면 좋으련만 충청도 양반태생이신지 꼼짝도 안한다. 아주 징글징글하다. 내가 절반은 충청도라 잘 안다. 이렇게 바락바락 소리지르면서 두 남녀가 거짓말 안보태서 30분을 싸우는 것이다.

쥔장: 손님 저 여기 주택가라 옆집에서 다 들리거든요. 지금 문닫아야 되는데요.

여자: 빨리 돈내 씨x ! 야 이 삐리리 삐리리야 돈내.

남자: 어유..

그러더니 또 한 이삼십여분을 거의 한시간을 소리지르면서 싸운다. 남자가 잠깐 휴전을 신청하고 화장실 간사이에 여자가 지갑을 꺼내어 이만원을 건네준다.

쥔장: 저 만삼천원인데..혹시 잔돈있으세요..거스름돈이..어딨지?

여자: 됐어 됐어. 이만원 받어..

남자가 돌아왔다. 그런데 여자가 남자한테 또 돈을 내라는 것이다.

여자: 야 삐리리 삐리리. 빨리 돈 안내?

쥔장:   저 계산 끝났는데..

여자: 조용히해요. 빨리 돈내 이만원 내 이 삐리리 씨x

남자가 항복했는지 이만원을 꺼내 나한테 건넨다. 이만원건넨걸 확인한 여자가 만족했는지 잠잠해졌다. 그리고 서로 잡아먹을듯했던 태도는 온데 간데 없어지고 둘이서 조용조용 속닥속닥 이야기 하는가 싶더니  맥주 세병 더달란다. 그리고는 삼만원을 또준다.

쥔장: 아니..계산 안하셔도..

여자: 밤에 할증있어요. 받아요.

식당에도 할증이...얼떨결에 받았고 둘이서 맥주 두병 마시더니 여자가 남자를 놔두고 쌩하니 나가버렸다. 남자는 버스안에서 여자의 짐을 들어주다가 말을 나누게 되었고 술한잔 하자며 여자를 데리고 마침 지나가다 들리게 된것이 이곳이었다.

돈을 꺼내 보니 팔은건 만팔천원인데 받은게 7만원... 서로 돈 안내려는 징크스도 이정도 되면 쓸만하다싶다. ㅎ 좀 시끄럽긴 했지만..

14-2

 

중혁과의 만남
 

장충동에서 페스코라는 지중해식 레스토랑을 하고 있었을때 손님이 없자 나는 텔레파시를 쏘았다. 한번 왕창 손님이 몰려와야할텐데.. 그때 갑자기 20여명의 회사원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맥주를 마시고 갔다.

꼬치구이 식당을 오픈하고 나서도 나는 가끔 텔레파시를 쏜다. 술 무지하게 퍼마시는 사람이 한번 오면 쏠쏠하겠는데.., 그리고 꼬치를 굽고 있는데 한 청년이 등뒤에 나타났다.

꼬치 얼마예요? 이천원인데요. 무슨 꼬치예요? 닭꼬치하고 돼지꼬치가 있어요. 술은 뭐가 있어요? 맥주소주 막걸리..

그 청년은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더니 맥주하나 꼬치 세게를 시켰다. 그리고 맥주 한병더 한병더 하더니 맥주 6병에 꼬치 6개를 먹고 갔다. 18000+12000=30,000

 

손님 뜸하면 또 텔레파시를 쏜다. 그때 그 청년 한번 더 안오나...그러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리고 또 맥주 대여섯병을 흡입하고 간다. 그 청년은 식당 근처에 살고 있었는데 우리 식당이 있는 금정역은 중국인 타운이다.  중국인과 조선족이 널렸다. 그리고 조선족 식당중에 상당수가 꼬치구이집이다. 조선족을 예상하고 꼬치를 시작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알고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이 친구가 하는 말이 다른 꼬치구이집은 맛이없어서 못간다는 것이다.

아니 중국인이라면 요리하나는 끝내줄텐데.. 한번 먹어보고 싶기는 했지만 중국요리 끊은지 10년도 넘은터라 가보고 싶지가 않다. 또 나처럼 하나씩 파는 형태도 아니니 혼자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친구는 중국인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태어나 살다온 조선족이다. 그런데 갑자기 동네 영감탱이가 지가 먹던 술을 가지고 들어와서 꼬치 하나 시켜서 먹고간다. 가게 아무도없을때는 봐줬는데 다른 손님 있는데 술을 가지고 들어오니 난감하기는 했지만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냅뒀다.

이 친구가 한마디 한다.

그 할아버지  왜 술가지고 들어와요?  그런 것들은 사람들 다 보는 식당 앞에서 개패듯이 패야지 그다음 부터 안와요.  중국에서는 팔한짝이 얼만지 알아요? 30만원이예요 오른쪽 30만원 왼쪽 30만원. 사람 죽이는 거 500만원이예요. 중국에서는 돈만있으면 다 되요. 경찰도 다 돈으로 사고 법도 다 돈으로 사요. 한국에서는 돈있어도 돈있는 사람이 쫒아다니지만 중국에서는 돈있으면 국가에서 다 찾아와요. 돈으로 다 해결되요.

그리고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전해듣는다. 얘기하는 거 들으면 무척 머리는 잘 돌아가는 것 같고 똑똑하다. 매너도 짱이다. 우리회사에도 중국인 선생님이 있는데 중국인이 머리는 좋은것 같다. 인터넷에서 전세계 국가별 지능지수를 검색해보면 중국인이 1위 한국인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려서 부터 복잡한 한자를 쓰는 것 그리고 서구인들만큼 tv를 보지 않는것 등으로 추측되어지고 있다.

그 진상 영감탱이는 진짜 해도해도 너무한다. 처음에는 가게문 연지 얼마 안되서 그냥 봐줬는데 나는 이런 진상 처리하는 방법을 쉽게 알고 있다. 간단하다 텔레파시를 쏘면 오지 않는다. 손에 피묻힐일 없다.

15

 

꼬마단골 손님

아침 8시부터 3시까지 통역회사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4시다. 5시에 식당 문을 열어야 하는데 하는 일도 별로 없는 통역회사 근무라고 할지라도 집에 올때쯤이면 피로가 쌓이고 딱 한시간만 누웠으면 하고 바랄 때가 많다.

그날따라 피곤하여 다락방에서 잠깐 눈좀 붙이고 오늘은 조금 늦게 문을 열까보다 하고 누워있는데 아래서 이런 소리가 들린다.

봐 안열었잖아.

봐 뒷문도 잠겼잖아.

어제온 그 꼬마하고 엄마가 틀림없다. 아니 뒷문이 있는지 어떻게 알았지? 바로 내려가 문을 열었다.

어저께 어느 아주머니가 이 꼬마하고 꼬마 형을 데리고 식당에 왔다. 형 한테만 하나 사주고 꼬마한테는 한덩어리만 줬는데 아직 말도 안터진 이꼬마가 식당 벽을 붙잡고 거세게 항의를 하는 바람에 엄마가 하나 더 사주고야 겨우 집으로 돌아갈수 있었다.

아이를 업고 다니는 손님

한 머리곱슬곱슬한 덩치큰 청년이 두살쯤 되어보이는 아이를 안고 저녁마다 수퍼마켓을 갔다오다가 식당에들려서 꼬치를 한개 두개 사가지고 간다. 장가간지 얼마안된 새신랑인것 같다.

꼬치를 구우면 조금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나는 그동안이라도 지루하지 않도록 이런저런 이야기를 걸어준다.

 

'어제 어떤 여자애들이 와서 닭꼬치를 사가는데요. 하도 성숙해보여서 알쏭달쏭하더라구요. 대학생같기도 하고 ..그래서 물어보니까 6학년이라네요 요즘애들은 빨리 크나봐요.'

'네..저는 고등학교 1학년인데요'

뭐.. 고..고 고등학교 1학년? 형이 말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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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혁은 누구인가.

한번 왔다가면 맥주 대여섯 병을 흡입하는 단골청년의 이름은  중혁(가명)이라 했다. 조선족이었으며 당당해 보이는 체격에 피부가 희고 잘생긴 얼굴이었다. 중혁은  점점 방문수가 잦아졌다. 그런데 조선족 쓰는 말이 어찌나 듣기 어려운지 영어 통역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 아마 미국인들이 영국인 영어 들을때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재욱이 방공실을 뺐는데 물품 정리를 안해서 어쩌구..

뭘 뺐다고요? 방공실요. 방공실이 뭔데요?

사무실을 방공실이라고 해요.

안재욱이 사무실 빼면서 돈을 주고 가야되는데 무슨 잔금을 안주고 그냥 갔단다. 그래서 사무실에 남아있던 물품을 팔아서 충당을 했으니 그걸로 퉁쳤다는 이야기다.

뭐라고 한참 지껄이는데 첨에는 80%를 못알아 들었다. 하나 하나 물어가면서 귀를 곤두세우다보면 점점 대화가 통하게 되는데 영어회화도 이런식으로 듣다보면 귀가 트이는 것은 비슷하다.

들어도 들은척하고 멍하니 가만히 있을수 밖에 없다. 그러다가 가끔 네? 뭐라고요? 하고 묻는 것이 대화의 전부였다. 처음에는 80%를 못알아 들었는데 지금은 80%는 알아듣는다.

나보고 이름이 뭐냐고 묻길래 허진이라고 하니까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저장한걸 보여달라고 했더니 호진 이라고 써놨다. 호진이 아니고 허진이라니까 못알아듣는다. 그래서 직접 써줬더니 아 크흐 진 하면서 가래침 뱉는 소리를 한다.

이 가래침 뱉는 소리는 러시아어나 몽골어 등에서 볼수 있는 발음인데 중국어는 배우지 않았지만 지역적으로 같은 음성체계를 갖고 있지 않나 짐작한다.

그런데 그날따라 조금 우울해 보이는 것 같아서 무슨일있냐고 물었더니 뭐라고 뭐라고 한참 지껄이는데 내용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누가 누구를 나가게 했다고요?

ㅇ릥ㄹㄼㄱㄷㅁ.릉.릉ㄴ매겁겈치ㅡ고요.

아 그러니까 친척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분이 본인보고 나가라고 했다고요?

네.

 

그래서 밥상을 엎어버리고 나왔다고 한다.그래서 내가 잘데없으면 재워줄테니까 자라고 했다. 그러자 그게 정말이냐면서 어떻게 친 혈육도 아닌 사람이 그런 말을 할수가 있냐며 같이 앉아서 한잔 하자고 자리를 권했고 그때 중혁과 처음 마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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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다 쏠테니 형도 한잔 받으시라면서 술을 따랐다. 중혁은 나한테 감동했다면서 하고싶었던 이야기들을 쏟아부었다. 한국에 있을때 집에 강도가 들었으며 cctv만 추적해도 잡을수 있었는데 조선족이라고 경찰이 신경을쓰지 않았단다. 그래서 한국인을 싫어했단다.

뱃설드리 머코사기 힘들쵸?

네?

백서등리 멋고살귀 힘들죠?

백성들이 먹고 살기 힘들댄다.겨우 알아듣고 웃음이 터지는데 큰일났다. 앞에서는 심각한데 웃으면 날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허벅지를 손으로 꼬집으면서 간신히 웃음을 참았는데 죽을뻔했다. 그리고는 잘데 없다더니 술만 퍼마시고 그냥 갔다.


중혁과의 외식

중혁이는 중국어도 되는 조선족이니 마침 우리 회사에 중국어 선생님이 한명 빠진 상황이라 모집중인데 지원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초봉은 70만원 밖에 안된다. 중국어 70 일어 70 영어 80. 그렇지만 세시면 끝나고 하루에 한 대여섯통 전화 오는 거니까 일은 쉬울것이다.

그랬더니 70만원가지고 어떻게 살겠냐며 싫다고 한다. 내일 평택에 무슨 공장에 먹고자고 하는데 있는데 월급 한 이백 얼마 되고 하루 10시간인가 근무한단다 몇달 짱박혀 있다 나오겠단다.

그리고 다음날 또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얼굴이 좋아보였다. 면접에 합격했고 내일 부터 출근할것이란다. 그리고 또 나때문에 감동받았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면서 언제 한번 자기가 좋은데가서 쏘겠다는 것이다. 가게 문닫고 한번 가자는 것이다.

 

그리고 맥주 삼만원어치를 먹고 그렇지 않아도 깎아주려고 하는데 마침 8천원이 없다고 해서 외상한다고 한다. 그래서 외상이 아니라 8천원은 형이 산거라고 해주었다. 자주오니까 3천원씩 2천원씩 깎아주기는 했었는데 그정도는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삼일 지났나? 이제 한달 간은 못보겠구나 휴가 나오면 오겠지 그러면 최소한 보름정도 될것 같네 하고 생각하면서 닭꼬치를 굽고 있는데 중혁이가 또 뜩 하니 나타났다.

 

아니 어떻게 왔어?

혀엉 보고싶어서 왔어여 흐흐흐

그러면서 내 옆구리를 막 쓰다듬는다.

취업안했어?

안했어여.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취소되고 그동안 일당 나갔단다.노가다 나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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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오늘 제가 다 쏠테니까 저기 안에 할아버지 가시면 우리 가게 문닫고 고기 사먹으러 가여.'

'그..그래..려무나..'

사실 아무리 가게 손님이 없다 한들 가게문을 함부로 닫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몇 안되는 VIP 고객의 요청을 함부로 묵살할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우선 맥주 한두어병 먹고 가죠.

그래서 맥주 한병 마시고 닭꼬치 2개 먹고 지난번에 덜냈다며 2천원 더 얹어서 만원내더니 할아버지가 가고 난 다음 문을 닫고 근처에 쏘겠다는 고기집으로 향했다.

'혀응 혀응 ..진짜 나 형 족하 족하.(좋아 좋아)'

하면서 또 어떻게 자기 피붙이도 내쫒으려는 나를 재워주겠다는 말을 할수 있냐고 감동했다며 팔짱을 끼고 걸었다.

사실 그동안 팔아준게 어딘데 잘데 없다는데 당연히 그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자선사업가는 아니지만 그것은 해골안에 뇌가 자리잡고 있는 인간이라면 별로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진짜 한번도 자고간적도 없다.

잠깐만여 형 ! 돈 좀 빼고 오께여.

하더니 중혁이는 편의점 앞 현금 인출기에서 카드를 빼들었다.

아니 쟤가..막노동해서 번돈을 이렇게 막 쏴도 되는 것인지..어이가 없어서 뭐라고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말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냥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고기 집을 들어갔는데 금정역 삼거리에서 내 가게가 위치한 오른쪽은 조금 슬럼화된 지역인 반면 왼쪽은 상권이 크게 형성된 번화한 지역이다.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운동장 만한 고깃집 가게안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손바닥만한 갈비 일인분에 구천원이나.. 언제 이렇게 올랐지? 껍데기는 좀 많을려나? 뭐야 똑같애. 갈비 하나 껍데기하나 삼겹살 하나하고 맥주두병 소주 한병 주문했다. 여기는 특이하게 찍어먹으라고 콩가루가 나온다.

사람 많은 곳에서는 옆사람 목소리가 잘 안들리는 경우는 밝은 곳에서는 tv가 잘 안보이는 효과와 비슷하다. 다행히 사람이 많아서 중혁이의 목소리는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옆테이블에서는 흘끔 중혁을 쳐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아이씨바 뭐야 이게 숯이 . 여기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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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이게 뭐야 파가..아줌맛 !

하면서 중혁은 살기어린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은 중혁의 덩치에는 밀리지 않아보였지만 중혁의 살기에 한풀 눌린듯한 느낌이다. 눈은 단추구멍 만해도 꽤 날카로와 보인다.

혀엉 혀엉 ! 이것좀 먹어봐요.

하면서 중혁은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들어 내입에 넣어주었다.갑자기 고기받아 먹는 둥지속의 새끼독수리가 된듯 한 느낌이다.

혀엉혀엉 빨리 마시고 우리 이차가요.

이런 일이 있을 줄도 모르고 오기 전에 혼자서 쥐포 다섯마리를 구워먹었는데 납작했던 쥐포가 같이 마신 막걸리에 뿔어서 배가 금붕어처럼 팅팅해졌다. 아마 한마리당 5배는 불었을 것이다. 그래서 깨작깨작 먹고 있으려니 보기가 답답했나 보다.

중혁은 깡패생활도 했다고 한다. 사람패서 벌금내고 풀려난적도 있다고 한다. 대화의 절반은 항상 그 개색히를 어떻게 죽이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망치로 대가리를 치면 죽으니까 발목을 분질러서 구덩이에다가 묻는단다.

원래 얻어먹으면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 드는지라 중혁에게 다음에는 내가 좋은데 데려가주겠다고 했다. 서울랜드에 가서 자이드롭이나 한번 타고 와야겠다.

 

형..그게 어디예요? 제가 다 쏠게요. 형은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네 집에서 쫒겨난다며 밥상엎어 버리고 나왔다는 놈이 무슨 돈이 있어서 고기몇점 집어먹고 오만원 내는 데 데리고 오는지..그러자니 있는 생색 없는 생색 다내겠지. 눈깔에 힘주면서 파가 어떻다느니 고기가 어떻다느니..

이런애한테 얻어먹어봐야 나중에 그 생색을 어떻게 감당할까 우려가 앞선다.

자 이제 가자.

가만 있어봐요. 형.. 왜 우리가 우리돈 내는데 일어서서 돈내요? 이런데는 다 앉아서 돈내는거예요.

중혁은 거드름을 피우며 직원을 불렀고 계산서를 전달했다.

고깃집을 나오자 이번에는 이차를 가야 한다며 커피숍으로 향했다. 어쨌든 쏘겠다는 사람이 이왕쏘는거 기분잡치지 않도록 졸레졸레 따라나섰다.

이층에도 나름 신경쓴듯한 커피숍이 있었는데 굳이 이름만 커피숍이지 다방인 것이 분명한 어두컴컴한 지하로 들어가는 것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았지만 뭐 가자는대로 가야지 별수 있겠어?

야야.. 위층에도 커피숍 있는데..

아니 거기말고..

 

19-2

아무리 조선족이라지만 이정도도 구분할 수 없는 것은 아닐것 같다. 뭔가 냄새를 맡고 온것이 분명하다. 다방구석에 앉자 요란하게 머리를 볶고 하이힐을 신은 마담이 다가왔다.

여자하고 같이 마시면 얼마예요?

요즘도 이렇게 여자끼고 커피마시는데 있나? 어디 시골길 동네 다방이나 있는거 아니었어?

어쩌고 저쩌고..

과일안주는 얼마예요?

어쩌고 저쩌고..

그냥 커피나 한잔씩주세요.

나이는 27살이지만 남들이 40대로 본다는 이유를 살짝 짐작하게 하는 느물누물한 목소리가 오가고 나서 왜 굳이 간판도 찾기 힘든 이곳까지 내려왔는지 짐작이갔다.

다방에서 여자끼고 커피마셔보기는 생전 처음이라 머리카락이 두세개가 곤두서고 동공이 확대됐지만 뭐가 잘못됐는지 삼천원짜리 커피 두개를 마시고 바로 자리를 떴다.

그렇게 중혁이는 노가다로 번돈을 무한 폭식하고 빈털털이가 되는것이 삶의 원천이자 좌우명이었다. 나까지 거기에 편승할 생각은 물론 없다. 그리고 이 건달이 언제 본색을 드러낼 것인지는 시간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앞서갈 생각은 없었다. 세상을 많이 살아왔지만 아직 마음만은 청춘이다. 미리 판단하고 결정할 만큼 조급하지는 않다. 아니나 다를까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 중혁이는 그 이후 두번이나 외상을 먹고 갔다.

이제 슬슬 건달질이 시작되려나 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중혁이는 외상값을 다 갚았다. 나 이런사람이야 하면서..

 

진상 영감탱이

식당운영을 하려면 일단 예스맨 정신이 있어야 한다. '예스맨 정신'이란 그냥 '네 네' 하는 정신으로 내가 방금 만들어낸 말이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것에 다 오케이 할수 있는가? 그렇지만 이런것을 한번 생각해보라.

 

어떤 조각가가 조각을 완성하고 나자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다. 코가 너무 크다느니 눈이 삐뚤어 졌다느니 눈쩝이 찌그려졌다느니 옷주름이 잘못되었다느니..그러자 조각가는 네 네..하면서 사람들의 말에 모두 수긍했다. G랄 삼단 옆차기 하고 있는 소리하고 있네 fuck-u 니들이 예술을 알아? jotto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에혀 오늘도 술이나 마셔야 겠다. 하고 혼자 열받아 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조각가는 조각주위를 천으로 모두 가린뒤에 삼일뒤에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여 조각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서 뚝딱뚝딱 망치소리를 내며 요란을 떨었는데 사실은 하나도 고치지 않고 냅뒀다.3일 뒤에 커텐을 내리자 사람들이 새로 만든 조각을 보려 몰려들었으며 이번에는 칭찬이 자자하게 쏟아졌다는 이야기다.

중혁이 눈에 딱 걸렸던 먹던 소주병 들고오는  그 영감탱이는 근처사는 것을 큰 기회로 삼고 가게문 열기 전부터 찾아와 제대로 진상질을 하기 시작했다.  잔소리 훈계 그리고 외상 끊임없는 요구사항등 인간이 할 수 있는 진상질을 모조리 마스터 하였으며 70먹는 동안 진상떠는데에 있어서의 비법으로 고수가 되어있었던 것 같다.

진상 영감탱이가 진상을 떨때 마다 나는 무조건 하는척 마춰주는척 하면서 위기를 넘겼는데 예를 들자면 고기를 더 구우라고 하면 굽는척. 소스를 더발라라 하면 더 바르는척 고추가루를 더 넣어라 하면 넣는척 하면서 한것 처럼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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