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201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 소설 부문에 출품했다가 낙선한 두편의 소설중 하나입니다. 200자 원고지 80매에 맞추기위해 요약한 소설이며 요약하지 않은 원본은  소설 목록에서 천사와 악마를 클릭하시면 보실수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 낮잠 자다가 느닷없는 영감을 얻어 갑자기 일어나 꼬치구이 식당을 업그레이드 했다. 요기조기 손 좀 보고 난 후 다음 날 벽돌 작업까지 마치니 한결 보기가 그럴 듯 해졌다. 그리고나서 손님의 발길이 확실히 늘었다.

 저녁...한 10시쯤 되었을까? 조선 족 중혁이가 찾아왔다.

  "혀응 ~~~"

  "엉?"

그게 모야..벗어. 주머니에 있는거 다꺼내..이리 줘..

안돼..

빨리 벗어.

철호는  중혁의 최면에 걸려 저항하지 못하고 입고 있던 옷의 내용물을 다 꺼낸뒤 것옷을 벗어 중혁이한테 주었다.  왜이러나 싶었지만 시킨다고 시키는대로 하는 건 또 뭔지 우습다. 중혁이는 철호가 입고 있던 멀쩡한 자켓을 들고 밖에 나가더니 쓰레기 더미 위에 던져버렸다.

"왜 그런 옷입고 있어. 내가 준 옷 있잖아. 그거 입으란 말이야."

아니...쒸...이옷이 어때서..사실 한여름 구석에 처박아 두어서 그런지 퀴퀴한 냄새는 좀 났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한번 빨면 멀쩡한 옷인데...졸지에 쓰레기가 되어 버렸다.

"형 뭐먹고 싶어..내가 사줄게..따라와. "

헐! 얘 모처럼 또 월급 탔나보다.. 주머니에 돈만 생기면 홀랑 안쓰면 못배기는  집안 망하는 가장체질을 타고난 중혁이가 오래간만에 갑자기 쏜다니 못 이기는 척 쏘게 냅둬줘야 한다.  

지금 시장 문 닫았어 어디서 고기를 사.

수퍼마켓 있잖아.

중혁은 철호를 끌고 24시 수퍼마켔으로 가더니 훈제오리 고기 한덩어리와 오징어 두마리 그리고 상추 배추 고추를 산후 가게로 돌아왔다.


"요즘 이상하게 손님들이 많이 온다 아까도 두 사람 왔다가 가고..엊그저께도.."

 오리고기를 한 절 반쯤 먹었을때였다. 창문너머로 한 참신하고 세련된 미시 두분이 긴머리를 찰랑거리며 가게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어..또왔다."

썰렁하고 서먹한 분위를 무마하고자 철호는 서둘러 tv를 켰고 자옥한 담배연기속에 어느정도 미시들이 가게안의 분위기에 적응할때쯤 중혁이 철호에게 대갈빡을 가까이 들이대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형.. 아까 내가 사온 오징어 있잖아. 그거 하나 구어서 서비스로 줘."

 
"됐어."

"형..빨리 빨리.. 형 장사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 내말 들어."

"이거 저 친구가 사는거예요."

  "허~업! 캄사함니다아~~~~"

   맥주 한 병을 더시켜 세 병이 되었을 때였던 것같다. 중혁과 내가 하는 말을 엿듣던 미시가 말을 건네왔다.

  "중국인이세요?"

  "아 네...흠흐흐."

  중혁이 점잖은 미소를 띄우며 살짝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며 고개를 숙였다.

  "중국인이 아니라 교포예요. 한국인인데 중국에서 살다온거죠."

  "네... 근데 형이라고 하니까..."

  "네...첨에 손님으로 왔다가 친해지게 되었어요. 흠흐흐"

어쩌고 저쩌고 중혁이 반쯤 뒤돌아 앉은 상태에서 느끼한 구라를 전송하더니 오징어 서비스에도 부족해서 공짜 맥주를 투척했다. 야야 고마해라잉...

  "한 잔 하세요. 제가 사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미시들은 지들끼리 중얼중얼 수다를 떨고 있었고 중혁은 꾸뻑꾸뻑 졸면서 집에 가지 않고 있었다.

  "여기 얼마예요?"

  "형 한병은 내가 준거야."

  "맥주 네 병에 쥐포 하나 만 삼천원입니다."

  "어머 그것 밖에 안나왔어요?

   공짜를 그렇게 퍼주니 요금이 그렇게 안나올수가 있나. 어차피 제대로 장사 해 먹으려고 문 열지는 않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조선족 중혁이

   중혁의 여자에 대한 관심은 사실 말 뿐이었다.  중혁은 돈을 벌면 대부분의 돈을 술과 고기 값으로 지출한다.그는 여자보다도 인생의 일차 목표가 먹는데에 있었다. 돈이 생기면 우선 먹는데에 쓰느라 남는 돈이 하나도 없다. 여자를 만날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래서 살이 피둥피둥 쪘다.

 중혁의 두번째 인생 목표는 사람 패는데에 있었다. 

동네 영감 한명이 지가 먹던 술을 가지고 들어와서 꼬치 하나 시켜서 먹고간다. 가게 아무도 없을 때는 봐 줬는데 다른 손님 있는데 술을 가지고 들어오니 난감하기는 했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냅뒀다.

"그 할아버지  왜 술 가지고 들어와요?  그런 것들은 사람들 다 보는 식당 앞에서 개패듯이 패야지 그 다음 부터 안와요.  중국에서는 팔 한짝이 얼만지 알아요? 30만원이예요 오른쪽 30만원 왼쪽 30만원. 사람 죽이는 거 500만원이예요. 중국에서는 돈만있으면 다 되요. 경찰도 다 돈으로 사고 법도 다 돈으로 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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